미움받을용기 줄거리 아들러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가르침
미움받을용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보다 더 필요한 것은 사랑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의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를 읽고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의 띠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60만 독자들이 선택한 용기”, “2015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 “2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이 책이 금년 상반기 동안 얼마나 많은 한국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이다.
출판계에 잠시 몸을 담은 바 있는 나는 60만이나 되는 독자들이 그 책을 선택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조금 늦었지만 나도 그 늘어나는 독자의 대열 가운데 합류했다.
이 책은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 심리학의 대가인 기시미 이치로를 작가인 고가 후미타케가 몇 년간에 걸쳐 대화를 나눈 후,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 형식으로 쓴 책이다.
청년의 질문과 그에 대한 철학자의 답변을 따라가다 보면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아주 유용하고 도움이 되는 인생의 조언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아들러의 심리학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단호하게 부정한다.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즉 트라우마-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37쪽)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말하는 것은 그 트라우마가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자신이 변화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 사용하고 싶어 하는 목적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 일어난 일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과거의 탓만 하면서 살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현재를 살아가라고 권고한다.
그렇다. 불운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자신이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통계적으로 본다면 불운한 가정에서 태어나는 것보다 아주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이 훨씬 더 잘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운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모두 다 실패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운했던 자신의 과거가 오히려 더욱 긍정적인 재료가 되어 성공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불운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많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그러한 사실에 안주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아들러의 분석이다.
그래서 자신의 과거가 불운했다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실패자들의 어줍지 않는 변명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아들러의 심리학은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간파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과제분리를 제시한다. “모든 인간관계의 트러블은 대부분 타인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하는 것-혹은 자신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해 들어오는 것-에 의해 발생한다네.
과제를 분리하게 되면 인간관계가 급격히 달라질 걸세.”(160-161쪽)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신경 쓰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인생이 고달픈 것이란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이고, 그런 점에서 담대하게 미움받을 용기를 내라고 충고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원하는 사람은 사실은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아도 사실은 자기 자신밖에 보지 않는 자기중심적인 삶이라고 지적한다(210쪽).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눈에 매여서 부자유스럽게 살지 말고 당당하게 자유로운 삶을 살라고 권고한다. 타인으로부터 좋다는 평가를 받을 필요 없이 자기 자신이 공동체에 유익한 존재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공헌하고 있다는 것만을 인식하면 된다고 한다.
물론 그 공헌이란 어떤 행위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존재의 차원에서 생각하는 공헌이다.
어쩌면 이러한 충고는 오늘날 우리 한국 사람들이 들어야 할 진리가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들의 눈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왕따 당한다는 사실 때문에 목숨을 끊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힘들게 기쁨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담대하게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라는 권고는 우리에게 적절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것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아쉬움이다. 이 책은 내가 어떻게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심리학적 답변이다. 어쩌면 이것은 인간의 오랜 철학적 종교적 질문인 고통의 문제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아들러의 답변은 불교적이다.
모든 것의 문제가 마음의 문제이며, 우리가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지는 것이라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아류에 해당한다.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라는 것은 고통을 유발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인연을 끊는 불교의 가르침과 통한다. <미움받을 용기>가 대박을 친 이유로는 그 제목이 특이하기도 한 때문이지만, 불교적 가르침을 비교적 잘 수용하는 우리나라의 독서분위기와 통하기 때문이 아닐까?
두 가지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
첫째는 과연 우리가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하는 질문이다. 두 번째 질문은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질문이다.
이러한 숙제는 제 아무리 탁월한 수도승이라도 해결하지 못한 숙제였다.
타인의 과제는 타인만의 과제가 아니라, 나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얽히고설켜서 서로 연관 속에서 살아간다. 자녀의 삶은 곧 부모의 삶이다.
자녀의 행복은 부모의 행복이다. 그런데 나의 이기적인 자유롭게 행복한 삶을 위해서 과제를 분리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 수 있을까?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물론 아들러의 심리학은 방임주의를 표방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162쪽).
그러면서도 타인의 과제를 버리는 것이 인생의 짐을 더는 것이라는 생각(167쪽)은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 아들러의 권고처럼 너무나 자녀들에게 집착을 하는 부모는 잘못이며, 오히려 자녀의 행복도 부모의 행복도 빼앗아 버릴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런 점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나의 행복을 위해서 타인을 내어보내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어쩌면 이 책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지치고 상한 심령들에게 큰 위로처럼 들릴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가치가 있고,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고통스러웠던 자들에게는 치유가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마음의 문제로 보는 주장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단점을 이 책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마음을 고쳐먹어도 현실은 너무나도 냉정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마음을 고쳐먹어도 배고픔 자체를 해결할 수 없다. 배고픔은 빵을 먹어야 해결되는 것이지, 마음을 고쳐먹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오미환 한국일보 기자가 비평했던 것처럼 이 책이 주는 위로는 허약해 보인다.
미움받을 용기는 진정한 해결책일까?
타인의 과제를 버리고 그냥 나의 과제만을 꿋꿋이 밀고 나가는 것이 가능한가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과연 바람직한가?
사실 우리에게 더더욱 필요한 것은 미움받을 용기보다는 사랑받을 용기이다.
아들러의 표현을 역으로 사용하자면, 우리는 사랑받을 용기가 없기 때문에 미움받을 용기에 마음이 끌리는 것은 아닐까?
물론 나의 의사와 가능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이 다른 사람이 요구하는 것에 따라 내가 끌려 다닐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이 훨씬 더 객관적이고 훨씬 더 정확하게 나를 꿰뚫어보는 것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관점은 때로는 왜곡되고 본질을 벗어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나를 파악한 것일 수도 있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이며 훈수 두는 사람이 더 잘 보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타자의 과제라고 생각하고 차단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으로 나의 과제로 받아들이고 승화시키는 사랑받을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것들은 대부분 우리들의 삶에 유용한 진리이다.
우리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핑계로 과거에만 묶여 있으면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가 너무 부담이 되어 나 자신을 잃어버린 채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에만 매달려서도 안 된다.
다만 이 책의 논리를 극단화시켜 적용하기 시작한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
항상 그렇듯이 이 책에서도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진정한 사랑은 고통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인간관계에서부터 고통이 온다고 해서 그 인간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은 바른 선택이 아니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식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끌어안는다.
설사 그 일로 인하여 고통이 내게 닥칠 수 있고, 그것 때문에 내 몸이 축이 나서 없어진다고 하여도 말이다. 그런 게 두려워서 인관관계를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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