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소드 재미요소와 저해요소, 그럼에도 안망하는 비결
엘소드
재미요소와 저해요소, 그럼에도 안망하는 비결
SD가 살짝 되려다 만듯한 귀여운 비율의 캐릭터에 카툰렌더링의 시너지가 굉장한 그래픽(고전게임들 기준으로 엔진개선으로 많이 나아짐. 마비노기랑 비교하면...)과 찰진 조작감과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콤보는 엘소드라는 게임의 특징입니다. 안그래도 개체수가 별로 없어서 손에 꼽히는 깊이방향 이동조작이 없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죠. 깊이방향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적의 공격을 피하는건 어려울지 몰라도 공간인식이 매우 단순해지기 때문에 무척 직관적이게 됩니다. 경쾌하다 못해 정신없는 액션을 즐기면서도 뇌가 덜피곤하죠. 때문에 3D게임하면 멀미하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접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깊이방향에 대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버린 같은 회사의 다른 신작게임 아이마 같은 경우는 일단 세계관이나 분위기가 MMORPG쪽에서는 너무 흔한 편이고 조작역시 깊이방향의 차이를 만들어내서 어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껍데기만 횡스크롤이 되버린 셈이죠. 아이마는 마우스를 활용한 3인칭 TPS 조작 모드가 나오면 오히려 더욱 직관적이 되어서 더 사랑받을 수 있지는 않을까요? 아 근데 그쪽은 레드오션이죠.(블&소 라던가 C9과 리니지의 노하우를 다 섞은 검사 등등) 희망이 없네. 최근에 나온 깊이방향 이동이 없는 횡스크롤 액션으로써 하이퍼유니버스가 나오려고 하던데 어떨런지... 타 게임 예로 들어가면서 쓸데없는 말도 많이 했는데 어쨌든 조작감과 캐릭터 컨트롤 방향의 제한에 따른 직관성을 포인트로 엘소드의 첫번째 재미요소에 대한 서론이었습니다.
이 참고용 스샷들은 떠도는 영상들 캡쳐본으로 대충 때움... 위는 던전의 예시. 정신없이 앞사람 따라가기 바쁘다. 누구는 버프역할을 담당한다던가 누구는 탱커한다던가 하는 역할분담(Role Playing)게임이 절대 아니다. 모두가 평등한 딜러다. 후달리면 쫒아가기 바쁜거다.
두 번째는 엘소드가 RPG적인 성장요소를 담고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 부분은 컨텐츠적인 한계가 명백히 존재하기 때문에 올드유저같은 경우는 지겨워서 죽으려고하죠. 게임을 하면 할 수록 뭔가 새로운 스킬이 생기고, 몇대를 때려야 쓰러졌던 몬스터가 한방에 쓰러지는 것은 키우는 재미를 주게 됩니다. 전직을 통해서 단순히 캐릭터얼굴 이미지 쪼가리 하나 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감동을 주게되는 요소이죠. 앞서 말한 컨텐츠 적인 한계는 엘소드의 경우 너무 쉽게 노출하고 있습니다. 당장 루벤 마을을 지나서 엘더 마을에만 가도 똑같은 던전을 몇번씩 돌면서 서로 다른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한 별다른 동작의 차이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지겹습니다. 3~4판 반복까지는 봐줄만한데... 전체이용가라서 사고력이 미숙한 어린아이도 고려했는지 그럴듯한 도전심리를 자극하는 난이도요소가 성장구간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메타는 30레벨 중반부터 심해지기 시작해서 85레벨까지 이어집니다. 던전의 존재는 레벨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며 그냥 기계적으로 반복해서 플레이해야만 하는 의무적인 행위의 대상에 지나지 않음을 금방 느끼게 됩니다.
엘소드를 시작하려면 경험치 이벤트 할 때 해야만 이러한 지옥을 그나마 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던전 디자인에 대한 노하우가 별로 없는지, 난이도 조절한답시고 난이도를 올린건 때려도 아픈척을 조금도 안하는 슈아떡칠과 체력과 데미지 상승이 전부죠. 던전의 분위기나 난이도적 새로운 경험에 의한 감동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과찬에 속하는 것 같고, 아예 조루마냥 엄청나게 빨리 식어버리는 편이라고 해줘야 할 정도로 재미가 없습니다. 현 상태에서 던전에서 재미를 찾는 방법은 플레이어가 억지로 자신만의 타임어택을 생각하면서 플레이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하는 것 말고는 별로 없죠. RPG적인 성장요소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던전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상 던전을 돌면서 재밌다는건 과정이 재밌는 것보다는 그 결과로 얻는 아이템이나 성장과정에 캐릭터가 강해지는 것을 보는 육성 시뮬레이션같은 부분이 몇 수천배는 재미있는 겁니다. 즉, 던전쪽에서는 키우는 재미"만" 있는거죠. 두번째 재미요소입니다. 사실 요즘 게임이라면 어느 게임이든 당연히 있어야 하는 요소입니다.
던전이 이렇게 재미가 없으니 던전만 있으면 금방 픽 하고 현자타임이 와버려서 아무도 안하겠죠. 하지만 엘소드는 직관적인 조작감을 살려 대전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경쾌한 액션성을 가지고 상대방이랑 자웅을 겨루지 않는 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죠. 실제로 엘소드 3:3 대전 영상 같은 것을 검색해서 보면 화면 한가득 채우는 무엇가들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신이 한개도 없죠. 오직 해본사람만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건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인가... 6명중에 단 한명만 액션을 취해도 온 맵 전체가 암전되거나 붉게 물들면서 주변환경 전체에 전달하는 임팩트가 상당합니다. 광활한 맵을 가지고 내 캐릭터가 이 넓은 땅의 개미한마리만하구나 하는걸 느끼게 되는 게임들과는 달리 누구든 조건만 맞으면 전장을 휩쓸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주죠.
그러면서도 그러한 조건을 맞추는건 꽤 힘든편이어서 팽팽한 줄다리기같은 밸런스상의 재미를 줍니다. 그리고 독특하게도 "타임스탑"("딜"레이를 건다고 함.)이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누군가게 강력한 스킬을 사용하면 스킬을 사용하는 모션이 일어나는 동안 스킬 시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멈춰서 기다려주는(???) 시스템입니다. 마법소녀물이나 전대특촬물 같은데서 마법소녀가 변신하거나 영창을 한다던가, 오만가지 시공간이 오그라드는 코멘트를 괜찮은건가 싶을 정도로 길~게 나불거리고 공격하거나 할 때 악당이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타임스탑 시스템도 전략적인 활용이 가능해서 잘만 활용하면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그리고 각 캐릭터는 인체 모양대로 피격 히트박스를 가지고 있고, 공격 역시 무기의 모양에 따라서 히트박스가 존재하는 의외의 미려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안맞고 카운터를 날린다던가 하는 짜릿한 순간들을 제공하는 기반이 되죠.
위는 대전의 예시. 난전같은데도 다들 계산적으로 움직인다. 사람이 많으면 타임스탑때문에 실제 조작키 입력이 허용되는 시간은 유효 플레이 타임의 1/3정도밖에 안된다. 타임스탑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컨텐츠. 지금 남은건 프로게이머라치면 최소 아마추어 이상은 되는 유저들 뿐.
던전이 지겨운 플레이어들은 이런 정신없는 대전을 곧잘 시도해봅니다. 근데 문제는 던전을 통해서 성장시킨 캐릭터를 그대로 가지고 대전에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서로 다른 수준의 플레이어들을 수준에 맞게 선별해주는 시스템은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랭크가 있긴한데 허울에 가깝죠. +7 장비를 들고 똑같은 인원의 +11 장비를 든 상대방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인거죠. 레벨 10짜리 플레이어가 레벨 85짜리 플레이어를 상대하는 일도 어렵지 않게 일어납니다.(이런 경우 10짜리가 초고수 올드비이긴하지만...) 강화뿐만이 아니라 각종 특수효과도 장비나 칭호에 씌워져서 그대로 대전에 적용됩니다. 축구로 따지면 상대방 팀의 골대만 좁다던가, 손에 발달렸다던가, 상대방의 상태를 독심술처럼 훔쳐볼 수 있는 스카우터를 달고한다던가 하는 거죠.
몇년째 플레이어들은 개발사 측에 대전 밸런스를 잡아달라고 성토하는 글을 남기지만 개발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임 홈페이지에 가서 보면 과반수가 대전 밸런스에 대한 글입니다. 사실 밸런스 잡는 난이도를 낮추고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건 대전을 페어플레이로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개발사도 알고있을 겁니다. 실제로 대회모드에서는 약간 그렇게 되어있지만 평상시엔 그런 모드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페어플레이를 제공하는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댓가를 원하는 플레이어의 당연한 요구와 정면으로 상충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들 간에 스펙차이라는 굉장히 커다란 변수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밸런스를 조정하고 있는게 현재 엘소드의 밸런싱 패치 상태입니다. 당연히 맞을 수가 없죠. 심지어 캐시아이템으로 격차를 벌려놓는 중입니다. 이게 주요 수익원이니까요. 그나마 밸런스 토론이 가능한 사람들은 아예 하위레벨이거나 아예 상위레벨이거나 해서 서로간의 장비의 격차를 좀처럼 찾기 힘든 구간의 사람들일겁니다. 어중간하게 섞인 곳에서 대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고 있는 상태죠.
그리고 당연하지만 대전에서의 스펙차이는 모두를 즐겁게 해주지 않습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운동회때 하는 줄다리기를 상상해 봅니다. 양 팀이 비슷하게 균형을 이루어 팽팽하게 당기고 있을 때, 하는 일이라곤 고작 온힘을 다해 잡아당기는 것 밖에 안하지만 긴장감은 상당합니다. 관중석도 응원의 열기로 달아오릅니다. 반면 한쪽 팀에만 체격이 건장한 친구들이 잔뜩 있다면 어떨까요. 관중석은 "저게 뭐야", 상대팀은 전의 상실. 게임이지만 플레이어의 절반은 시작부터 즐겁지 않은 상태로 게임을 하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문제가 순수한 대전게임이라면 흥망을 결정하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지만 엘소드는 그렇게 타격이 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RPG적인 성장 요소와 의무적으로 할 뿐이지만 어쨌든 존재하는 던전이라는 요소가 완충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RPG게임이니까. 인던게임이니까. 라는 말 한마디로 대전의 심각한 언밸런스를 묻어버릴 수 있습니다.
대전만 있는 상태에서 수익모델을 부여했는데 그게 캐시빨로 유저간 스펙차이를 만드는 거라서 수익모델을 부여하자마자 빛의 속도로 망해버린 10년전 횡스크롤 액션게임.
만약에 만약에 엘소드가 순수한 대전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장비 격차를 벌리고, 캐시아이템을 통한 격차를 벌려놓는 요소를 집어넣었다면 삽시간에 망했을 겁니다. 유저들 수준 구간을 세 구간으로 나누고 엔드 컨텐츠까지 맥시멈가까이 강화한 사람들을 상위 33%, 가볍게 즐기는 사람들을 하위 33%, 둘이 만나는 부분을 중간 33%라고 해봅시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플레이어의 절반은 대전에서 시작부터 재미없는 상태로 시작하는 부분이 중간 33%가 됩니다. 이 중간 33%의 절반인 16.5%는 가볍게 즐기는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장독대의 깨진 부분에 해당하는거죠. 가볍게 즐기는 사람들이 빠져나가면 강화한 사람들끼리 33%/33%/33%의 구도를 재편성하게 되고 마찬가지로 16.5%는 재미가 없기 때문에 계속 접습니다. 영원히 밑빠진 독이 되는거죠.
이 루프물이 계속되면 끝에는 그들만의 리그가 됩니다. 순수 대전게임에 캐시/장비 격차를 만든순간 폭망한 게임이... 생각나는게 빅샷 카스카 토너먼트 였나? 그런 게임이 있었던 걸로 압니다. 잘나가다가 캐릭터간 스펙차이를 만드는 수익원을 도입하면서 유저가 빠르게 증발해서 망했습니다. 엘소드는 다행히도 이 16.5%의 나가는 흐름을 붙잡는 컨텐츠가 존재합니다. 16.5%에게 너도 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끊임없이 부여하는 이벤트입니다. 아니면 대전이 싫어서 할거없으면 던전을 다시 돌게끔 유도하는 거죠. 각종 신 캐릭터를 주기적으로 내놓음으로써 성장구간에 유저을 지속적으로 묶어두고 상위 33%로 가는데까지 시간벌기를 꼬리물기처럼 계속하면서 수익을 유지하는 구조입니다. 넥슨 게임이라서 그런지 이쪽으로 노하우가 상당히 쌓인 모양이라 완급조절을 잘합니다.
룩딸의 예시. 최근엔 카메라 각도를 조금이나마 더 조절가능한 스튜디오가 나왔다. 다양하고 은밀한(?) 용도로 사용되나 접근성과 자유도의 제한 때문에 인기가 없다.
그리고 또 안망하는 비결이 또 있습니다. 룩딸! 이 한마디면 매우 충분합니다. 자신의 캐릭터를 확대해보면서 음... 뭔가 허전한데?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순간 빠져나올 수 없게 됩니다.
이상 엘소드를 오래하면서 엘소드에 대해 지금 드는 생각들을 후기 식으로 정리해봤네요. 매우 개인적인 분석글에 가까운 듯 합니다. 요약하자면 SD하려다 만듯한 카툰렌더링 캐릭터에 예쁜 일러스트, 경쾌한 조작감과 직관적인 횡스크롤, 키우는 재미, 상당히 재미있는 수준의 대전이 장점입니다. 반면에 반복되는 지겨운 던전, 아마도 넥슨휘하라면 영원히 맞춰질리 없는 깨진 대전 밸런스가 단점이라는 것을 적어봤습니다. 던전은 금방 지겹기 때문에 곧 대전을 하게 되는데, 대전도 밸붕이라 어림잡아 단순히 생각해서 항상 전체인원의 16.5%가 밑빠진 독처럼 대전을 접는 상태라고 보면 되는데, 대전도 하기 싫어진 사람들을 붙잡고 다시 던전을 시키기 위한 각종 이벤트나 지겹지만 시간끌기 하난 대박인 던전구간으로 다시 유저를 밀어넣기 위한 다캐릭터 기반 & 신캐러쉬가 엘소드란 게임을 버티게 해주는 비결이라 생각되네요.
그러니까 각종현질유도(현질유도란? 추가 현질없이는 현질유저에 비해 상당히 납득불가능한 불이익을 받는 구조.)가 없고 캐시빨로도 스펙차이가 나지않는 공평한 다른 대전게임을 하도록 합시다. 고오급 시계라던가... 롤이라던가를 하러가세요. 아, 왜 횡스크롤 액션중엔 없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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